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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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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아, 그립다 :')
2012년 가장 해가 길었던 날 사진 : 2011년 12월 19일, 런던 티끌 자옥한 이 땅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 그 한바탕 꿈을 꾸미고 보태 이야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갈 뿐 되돌아오지 않는 것을, 새삼 지나간 날 스러진 삶을 돌이켜 길게 적어 나감도, 마찬가지로 헛되이 값진 종이를 버려 남의 눈만 어지럽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하되 꿈속에 있으면서 그게 꿈인 줄 어떻게 알며, 흐름 속에 함께 흐르며 어떻게 그 흐름을 느끼겠는가. 꿈이 꿈인 줄 알려면 그 꿈에서 깨어나야 하고, 흐름이 흐름인 줄 알려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로 땅끝에 미치는 큰 앎과 하늘가에 이르는 높은 깨달음이 있어 더러 깨어나고 또 벗어나되, 그..
꼭 시험공부할 때 드는 잡생각 꼭 시험공부할 때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더라 오늘 문득 든 생각은 꿈은 가지되, 욕심은 버리자는 것
2012.05.23. 잔치국수는 나에게 입시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의 음식. 요즘 시험기간이랍시고 하루 한 끼 챙겨먹을 정신도 없었는데 오늘 영어 문학 시험을 치르고 난 뒤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겨서 친구랑 같이 잔치국수를 해먹었다. 처음 대학 입시 준비할 때, 급식이 나오면 스트레스 때문에(어쩌면 첫사랑에게 당한 실연의 아픔?) 입맛이 없어서 한 입, 두 입만 먹고 남기니 평소 입던 바지에 주먹이 두개가 들어갈만큼 갑자기 살이 너무 많이 빠져버려서 체력까지 바닥이 나버렸을 때 학원 기숙사 야식으로 나온 잔치국수덕에 입맛을 찾았었다. 매끼마다 두 숟갈먹고 버렸던 내가 그날은 잔치국수을 두 그릇이나 뚝딱 비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오늘 같이 잔치국수 해 먹은 친구는 모르겠지만, 사실 요 일주일은 밥을 제대로 안 챙겨먹어서 ..
2012.05.21. 이제 에스토니아에 도착한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걱정하기 시작했던 그 순간이 왔다.이별.처음 에스토니아에 온 다음날 부터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어린 시절, 늦은 밤, 급한 일이 생겨 외출한 엄마 아빠 기다릴 때 잠이 들지 않아서, 짹깍 짹깍 시계 소리에 귀 기울여졌듯이 한참 예민해진 내 몸은 작은 소리에도 잠을 못 이루게 만들었다. 하루는 침대에 누워 저 파란 하늘이 보이는 큰 창문을 향해 내 손을 뻗어보았는데, 순간 눈물이 흘러내리더라. 내 손가락이 너무 삐쩍 마른 가지같아 보여서. 이 곳으로 오기 전, 참 많이 아팠던 그 마음이 많이 괜찮아 졌구나 이제는. 가을이 오는 에스토니아는 파란 하늘이 예뻤고 기숙사에서 수업하러 가는 건물까지 걸어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평화로이 사람들은 타르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