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4 05:13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비에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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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1 01:00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선운사 동백꽃 보러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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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2 00:27

호 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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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2 00:25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바람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동안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시집  ' 三南에 내리는 눈'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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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쁨

고은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했던 것

울지 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하고 있는 것

울지 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막 생각하려는 것

울지 마라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세계에서

이 세계의 어디에서

나는 수많은 나로 이루어졌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나는 수많은

남과 남으로 이루어졌다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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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1 10:08

I’ve Learned

by Omer B. Washington


I’ve learned that you cannot make someone love you.
All you can do is be someone who can be loved.
The rest is up to them.
I’ve learned that no matter how much I care,
some people just don’t care back.
I’ve learned that it takes years to build up trust
and only seconds to destroy it.
I’ve learned that it’s not what you have in your life
but who you have in your life that counts.
I’ve learned that you can get by on charm for about fifteen minutes.
After that, you’d better know something.

I’ve learned that you shouldn’t compare yourself
to the best others can do,
but to the best you can do.
I’ve learned that it’s not what happens to people,
It’s what they do about it.
I’ve learned that no matter how thin you slide it,
there are always two sides.
I’ve learned that you should always have loved ones with loving words.
It may be the last time you’ll see them.
I’ve learned that you can keep going
long after you think you can’t.

I’ve learned that heroes are the people who do what has to be done
When it needs to be done,
regardless of the consequences.
I’ve learned that there are people who love you dearly,
but just don’t know how to show it.
I’ve learned that sometimes when I’m angry I have the right to be angry,
but that doesn’t give me the right to be cruel.
I’ve learned that true friendship continues to grow even over the longest distance.
Same goes for true love.
I’ve learned that just because someone doesn’t love you the way you want them to
doesn’t mean they don’t love you with all they have.

I’ve learned that no matter how good a friend is,
they’re going to hurt you every once in a while
and you must forgive them for that.
I’ve learned that it isn’t always enough to be forgiven by others.
Sometimes you have to learn to forgive yourself.
I’ve learned that no matter how bad your heart is broken,
the world doesn’t stop for your grief.
I’ve learned that our background and circumstances may have influenced who we are,
but we are responsible for who we become.
I’ve learned that just because two people argue, it doesn’t mean they don’t love each other.
And just because they don’t argue, it doesn’t mean they do.

I’ve learned that sometimes you have to put the individual
ahead of their actions.
I’ve learned that two people can look at the exact same thing
and see something totally different.
I’ve learned that no matter the consequences,
those who are honest with themselves go farther in life.
I’ve learned that your life can be changed in a matter of hours
by people who don’t even know you.
I’ve learned that even when you think you have no more to give,
when a friend cries out to you,
you will find the strength to help.

I’ve learned that writing,
as well as talking,
can ease emotional pains.
I’ve learned that the people you care most about in life
are taken from you too soon.
I’ve learned that it’s hard to determine where to draw the line between being nice
and not hurting people’s feelings and standing up for what you believe.
I’ve learned to love
and be loved.
I’ve lear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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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5 15:09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뿐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이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신뢰를 쌓는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도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또 나는 배웠다.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 . .

무엇이 아무리 얇게 베어난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을 . . .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의 만남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웅임을

나는 배웠다.

사랑을 가슴 속에 넘치게 담고 있으면서도

이를 나타낼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정한 우정은 끊임없이 두터워진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사랑도 이와 같다는 것을 . . .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나의 모든 것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나는 배웠다.

 

또 나는 배웠다.

아무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때때로 그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 . .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내가 내 자신을 때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책임인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우리 둘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가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 . .

그리고 우리 둘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나는 배웠다.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웠다

두 사람이 한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또 나는 배웠다.

 

앞과 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 . .

내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 의하여

내 인생의 진로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이제는 더 이상 친구를 도울 힘이 내게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친구가 내게 울면서 매달릴 때에는

여전히 그를 도울 힘이 나에게 남아 있음을 나는 배웠다.

글을 쓰는 일이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내가 너무나 아끼는 사람들이 너무나 빨리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 . .

 

그리고 정말 나는 배웠다.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과

나의 믿는 바를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것,

그러나 이 두 가지 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의

그 모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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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봄린
2012.11.02 00:20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 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나는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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