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2.06.01 07:42
꼭 시험공부할 때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더라

오늘 문득 든 생각은
꿈은 가지되, 욕심은 버리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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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봄린
생각2012.05.24 09:21


잔치국수는 나에게 입시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의 음식. 

요즘 시험기간이랍시고 하루 한 끼 챙겨먹을 정신도 없었는데 오늘 영어 문학 시험을 치르고 난 뒤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겨서 친구랑 같이 잔치국수를 해먹었다. 처음 대학 입시 준비할 때, 급식이 나오면 스트레스 때문에(어쩌면 첫사랑에게 당한 실연의 아픔?) 입맛이 없어서 한 입, 두 입만 먹고 남기니 평소 입던 바지에 주먹이 두개가 들어갈만큼 갑자기 살이 너무 많이 빠져버려서 체력까지 바닥이 나버렸을 때 학원 기숙사 야식으로 나온 잔치국수덕에 입맛을 찾았었다. 매끼마다 두 숟갈먹고 버렸던 내가 그날은 잔치국수을 두 그릇이나 뚝딱 비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오늘 같이 잔치국수 해 먹은 친구는 모르겠지만, 사실 요 일주일은 밥을 제대로 안 챙겨먹어서 위가 쫄아있어서 한 그릇 먹고도 배 불렀는데 그때 기억이 나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입시할 때 국수 먹었을 때처럼 일부러 더 크게 후루룩 소리도 내면서. 

이제 에스토니아는 오후 여섯시가 되어도 햇살이 따갑다. 

강가 옆 잔디밭에 담요 깔고 누워서 햇빛도 쬐면서 '우리 북경으로 돌아가면 학교 텔레토비 동산에서 이렇게 담요깔고 누워서 책도 읽으면서 햇빛 쬐자'라고 괜히 이 곳의 여유를 북경으로 옮겨가고 싶은 작은 소망도 이야기하다 교정 예쁜 이야기하다보니 흘러흘러 대학 입시 때 이야기가 나왔다. 잔치국수도 먹었는데 말이지. 그때 열심히 공부했던 이야기, 또 놀았던 이야기, 자신 있었던 과목 그리고 없었던 과목, 새벽1시에 집 앞까지 찾아와서 혼내키고 격려해준 고등학고 선배 이야기 등등 그러다 부모님께 대학 합격 소식 들려드렸을 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친구도, 나도 눈에 눈물이 고이더라. 그땐 대학 합격이 나에게도 가족에게도 그렇게나 간절했었는데, 왜 그때 더 열심히 해서 부모님께 더 큰 기쁨을 안겨드리지 못했을까. 이런 후회도 하다보니 이제 다시 부모님을 다음번에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 건 뭐지, 결혼? 손자? 이러며 울다 웃다가.

물은 사람을 감성적이게 만든다더니, 에마요기.

잊고있었다. 에스토니아로 오기 위해 세 나라를 경유했는데, 첫 경유지인 일본 도쿄에서 하룻밤을 혼자 지내야했을 때 도쿄청사 전망대에 올라서 안개속 도심의 야경을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더라. 이제 정말 자유다. 당분간 그 일로, 그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플 일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그 시간. 그 당시에는 2년이 지났던 일. 그러고보면 이제는 3년이 지난 일. 소수였지만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더 말하지 못해 미안할 만큼 고맙다. 그리고 날 아프게 했던 그 사람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미움은 없다. 남들과 조금 다른 방법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줬으니 언젠가 내 이십대 초반을 생각하면 축복받은 일이었다 할 것 같다. 물론 곁에서 공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더더욱. 엄마의 강이라는 뜻을 가진 이 강은 여러번 날 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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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봄린
생각2012.05.21 06:58



이제 에스토니아에 도착한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걱정하기 시작했던 그 순간이 왔다.

이별.

처음 에스토니아에 온 다음날 부터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어린 시절, 늦은 밤, 급한 일이 생겨 외출한 엄마 아빠 기다릴 때 잠이 들지 않아서, 짹깍 짹깍 시계 소리에 귀 기울여졌듯이 한참 예민해진 내 몸은 작은 소리에도 잠을 못 이루게 만들었다. 하루는 침대에 누워 저 파란 하늘이 보이는 큰 창문을 향해 내 손을 뻗어보았는데, 순간 눈물이 흘러내리더라. 내 손가락이 너무 삐쩍 마른 가지같아 보여서. 이 곳으로 오기 전, 참 많이 아팠던 그 마음이 많이 괜찮아 졌구나 이제는. 

가을이 오는 에스토니아는 파란 하늘이 예뻤고 기숙사에서 수업하러 가는 건물까지 걸어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평화로이 사람들은 타르투 시청 앞 광장 파라솔 아래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럴 수 있는 마음이 없었다. 

겨울에는 타르투 시청광장의 파스텔 빛 건물들도 우중충하게 만들어버렸던 어둠속 회색빛 에스토니아. 내가 밟고 서 있는 땅까지 구름이 잔뜩 끼어 한 달간 쉬지않고 내리는 비. 수업을 가면 그제서야 해가 떴다가 수업마치기 전에 해가 져서 근 한달은 해도 보지 못하게 만든 그 먹먹함.

이제는 어느 순간 봄이 찾아와 따뜻한 햇살과 파란 하늘, 그리고 막 자라 여린 초록잎들만 바라봐도 웃음이 난다. 입이 귀에 걸린다. 노래도 절로 나온다. 잡초도 자라고 잔디도 자란 땅에 한 가득 사람의 손으로 심겨진 씨가 아닌 자연이 뿌린 민들레 씨앗들이 싹이 트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더니 노란 꽃을 피운다. 이제 봄이구나.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오늘 한 수업에서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시작으로 이번주 시험 세 과목, 다음주 두 과목 그리고 나머지 몇 과목은 레포트 제출을 하면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에서의 생활이 모두 끝. 두 학기동안 함께 여행하고 요리해먹고, 영화보고, 웃고 장난치던 친구들과도 파르누로 마지막 여행을 다녀오면 이제 이 곳에서 두 학기동안 쌓아둔 자료들, 짐들, 정리하면 정말 끝이다.

키작은 검은 머리 검은 눈 동양인이 신기한 눈으로 사진 찍으며 뽈뽈뽈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하고 반가웠던 것일테지만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어주는 이곳 사람들에게서도 내 아픈 마음이 빨리 쉽게 나을 수 있었던 것이지 않을까.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친구들과, 또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그런 친구들, 선생님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 사람들과 이별을 해야할까.

웃어야할까. 울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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